‹CARE›를 처음 기획할 때 요리 칼럼을 꼭 넣고 싶었던 이유는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는 데 ‘잘 먹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CARE› 3호에서 만난 사람은 깐깐한 이도연 대표의 이너 뷰티를 책임지는 채식 선생님, 베지어클락의 김문정 강사입니다.
‹CARE› 독자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김 - 안녕하세요! 채소를 채소답게, 채소만으로도 충분한 요리와 베이킹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베지어클락 김문정입니다. 베지어클락은 ‘채소할 시간입니다’ 라는 뜻으로, 채소를 기반으로 맛있고 건강한 요리법을 개발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가기 위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에요. 스스로도 그런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서 요즘은 직업과 일상생활이 거의 일치하고 있답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면 ‘비건’과 ‘요가 러버’라고 적혀 있어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채식을 하게 되었나요?
김 - 20대 후반에 큰아이를 낳았는데요. 출산 후 여성의 모습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경험해 본 분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건강을 신경 쓸 나이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몸이 망가지는 것도 싫었던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또래들 틈에서 ‘아줌마’ 티를 내고 싶지 않다는, 다소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로 채식과 요가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고기 좀 끊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이었고, 고기를 줄이는 대신 밀가루 음식을 더 많이 먹는 엉터리 채식을 했죠. 30대 중반쯤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졌는데, 그때 제대로 된 주스 클렌즈를 하면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기 시작했고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지금까지 ‘요가’, ‘채소’, ‘과일’ 이 세 가지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발리 여행을 갔을 때 보니 요가 스쿨에는 꼭 비건 레스토랑이 딸려 있더라고요. 이 두 가지가 상관관계가 있나요?
김 - 요가 발상지인 인도가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국가거든요. 요가 스승이 채식인이라면 제자들도 자연스럽게 채식을 따라 하기에 요가와 채식은 떼려야 뗄 수가 없죠. 그리고 육식을 포함해서 과식을 하게 되면 요가할 때 매우 불편하고 집중이 잘 안 돼요. 수련을 하면 할수록 가볍게 먹게 되고, 먹었을 때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비건이 아닌 요기들도 수련을 할 때는 과일이나 마실 것 등으로 가볍게 채우고, 수련을 하지 않을 때는 일반식을 먹되 폭식이나 과식을 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는 기질적인 문제인데, 흔히 육식을 즐기면 흥분을 잘하고 거친 반면 채식을 하면 차분하고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잖아요.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아요. ‘짐승남’과 ‘초식남’의 상반된 이미지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지금은 어느 정도 채식을 하고 있나요?
김 -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100% 비건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10-15% 정도는 타협해서 달걀, 치즈, 연어 등을 섭취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채식을 하면서 달걀이나 우유, 꿀 등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을 먹는 채식주의자)이에요.
TWW와의 인연도 궁금해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김 -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플리 마켓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바느질이 취미라 ‘쏘잉레이디’라는 닉네임으로 참여했는데, 옆자리가 바로 이도연 대표였어요. ‘비누가’와 ‘쏘잉레이디’가 우리의 첫 만남이었답니다.(웃음)
TWW를 알게 된 후 뷰티 루틴이 달라졌나요?
김 - 화장품은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에센스와 크림을 기능별로 모두 사용해야 좋은 줄 알았어요. 어느 날 이도연 대표와 이너 뷰티와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가장 심플하게 사용해 보라고 권하더라고요. 그 후 가장 성분이 착한 브랜드로,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 사용하고 있어요.
채식주의자 입장에서 보면 TWW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김 - 저처럼 오랫동안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음식이든 화장품이든 ‘성분’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편이에요. 식품 연구원으로서 임무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어떤 제품이든 성분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좋은 것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그런 점에서 TWW는 단순히 화장품 제조사라고 하기엔 원료와 재료 선택에 이도연 대표의 자존심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가 가요.
브랜드의 어떤 부분이 강사님과 결이 같다고 생각되나요?
김 - 제 직업은 이너 뷰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화장품은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죠. 하지만 저와 이 대표는 이 두 가지의 밸런스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원료와 재료를 깐깐하게 따지는 등 성향이 아주 비슷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요. 음식이든 화장품이든 최고 재료를 쓰고, 궁극적으로는 아름다워지고 건강해지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사님의 하루 루틴이 궁금합니다.
김 - 주중에는 6시에 일어나요.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뷰티 파우더로 만든 라테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어요. 이 시간에는 가능하면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읽고 싶은 책이 없거나 몸이 무거운 날은 30분 정도 밖에 나가서 조깅을 해요. 그러면 활력이 충전되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한 시간 반 정도는 무조건 저만의 시간을 보내고, 그 후로는 아침을 먹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엄마 역할을 하죠. 간단한 집안일을 한 뒤 9시 이전에 출근해요. 그 후로는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고요. 저녁 시간에 맞춰 퇴근해서 식사 준비를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요가나 조깅을 해요. 잠들기 전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갖거나 간단한 업무를 봐요. 자기 전에는 5분이라도 꼭 책을 읽고요. 이렇게 하루를 알차게 보내면 잠이 더 잘 와요.
가정과 일의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하나요?
김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같아요. 다행히 아이들이 엄마가 일하는 걸 이해해 주고 좋아해 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일할 땐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아이들이 제 관심과 손길을 필요로 하면 일을 줄이고 아이들 케어에 매진해요. 일도 다 때가 있는 거라고 하지만, 아이들 챙기는 것이야말로 지금 아니면 영영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채식을 연구하는 일은 내일도, 혹은 내년에도 할 수 있으니까요. 곧 성인이 되니 오롯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그땐 시원섭섭할 것 같아요.
휴식 시간에는 뭘 하며 보내나요?
김 - 딱히 하는 건 없어요. 여행이나 맛집 탐방도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해요. 매일 일과가 거의 같고, 쉬는 날은 가족을 위해 정리와 청소를 하는 정도예요. 정리 정돈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냉장고부터 서랍장까지 정리하고 나면 하루가 금방 가더라고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 -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먹는 것을 조절하고 운동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채식인지, 육식인지보다는 자연식을 하는지, 가공식품을 주로 먹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운동은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아요. 이 두 가지만 잘 지키고 잠을 충분히 자면 돼요. 저는 6시간 자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수면 시간이 조금만 줄어도 일상생활 패턴이 무너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TWW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김 - 자신감·자존심·자존감을 갖춘, 그러면서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브랜드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이에 이런 브랜드와 대표님이 있다는 것이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