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W의 이름은 시간으로 기적을 만든다는 ‘Time works wonders’라는 문장에서 첫 글자를 따왔습니다. 피부 트러블과 탈모가 있던 딸을 위해 어머니가 정성껏 만든 홈메이드 샴푸가 입소문을 타고, 고객의 고민에 귀를 기울인 제품들을 하나씩 내놓으며 지금의 TWW로 이어졌죠. 그 시작점인, 어머니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TWW의 뿌리, 혹은 근간을 얘기하는 1월호에서 어머님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시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브랜드 스토리를 잘 모르는 고객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공 - 이도연 대표의 엄마이자, TWW의 전신인 비누가를 창립한 공희정입니다.
비누가는 딸의 탈모와 두피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만든 한방 샴푸와 비누에서 출발했다죠. 어떻게 ‘샴푸’라는 아이템을 생각하셨는지요?
공 - 딸이 어렸을 때 탈모와 지성 모발 등 두피 트러블로 심하게 고생했어요. 음악을 전공했는데, 하루는 무대에 오른 딸의 두피가 밝은 조명 아래에서 훤히 드러나는 걸 보고 가슴이 철렁했죠. 피부과도 다녀보고 좋다는 탈모 제품도 써보고 헤어 살롱 케어도 받아보게 했지만 무엇도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당시 우연히 천연 화장품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딸의 탈모와 트러블를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누와 샴푸에 대해 파고 들었어요. 약초에 대해 공부하고 좋다는 약초가 있다면 찾아다녔죠. 두피가 건강해야 탈모를 막을 수 있으니까 오직 두피에 좋다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딸을 위한 샴푸가 이렇게 사업 아이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셨나요?
공 - 전혀요. 딸을 위한 두피 케어가 중요했을 뿐이고, 나이가 들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될 때 아무것도 못하는 노인이 되는 것보다는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해서 화장품 만드는 법을 배웠을 뿐이에요. 정작 샴푸를 만들었을 때는 딸이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제가 딸을 엄하게 키워서 통행금지 시간을 정해놓고, 늦게까지 놀고 싶으면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라고 했거든요. 그 친구들에게 샴푸를 다 나눠주는 거에요(웃음). 그런데 피부 트러블이 있던 친구들이 먼저 효과를 보고, 만들어서 쓰고 싶고 선물도 하고 싶다면서 저보고 판매도 해보라는 거에요. 그걸 보고 딸이 역으로 쓰기 시작했고 작은 쇼핑몰을 만든 것이 지금의 비누가와 TWW가 된 것이죠.
입소문만으로 십 년 넘게 이어지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공 - 젊은 사람들은 돈을 좇아요. 하지만 저는 저희 제품을 쓰고 나서 피부과를 갈 필요가 없다는 후기를 읽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화장품 회사는 너무 많죠. 대기업도 많고요. 규모도 작고, 후발주자로서 그들과 경쟁하려면 좋은 재료를 쓰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진을 줄이더라도 남들이 쓰지 못하는 등급의 재료를 아낌없이 쓰자는 게 모토였습니다. 중간 단계 없이 자사몰에서만 판매를 하고 광고 비용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처음 샴푸를 만들었을 때는 약초를 씻을 때 정제수로 헹구고, 정제수에 약초를 우려냈어요. 시장에서 산지를 구별하기 어려운 약초는 강원도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농장에서 직접 받아 썼고, 흑삼은 집에서 찜기로 직접 찌기도 했죠. 정성과 비용이 엄청난 일이지만 제가 직접 만드니 가능했어요.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따님과는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되셨나요?
공 - 초반에는 딸이 사업을 도와주는 정도였는데, 비누가 제품을 써보고 좋으니까 본인도 배워보겠다는 거에요. 제 딸은 저를 닮아서 고집스러운 데가 있어요. 한 군데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좋다는 클래스를 다 찾아다니고, 그렇게 얻게 된 지식을 나누고자 자기 공방을 열었어요. 공방 운영에 열을 올리다 병이 나 결국 접었지만요. 그런데도 고객들의 고민은 계속 들려왔어요. 피부가 심하게 건조한 사람, 두피 트러블은 나아졌는데 다른 부위의 트러블이 고민인 사람... 여기에 맞춰 페이스 오일을 만들고, 비누만으로는 메이크업을 지울 수 없으니까 클렌징 오일을 만드는 식으로 한 단계, 한 단계 확장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함께 사업을 하자고 마음먹고 이렇게 된 것이 아니라, 함께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입니다.
제품을 일일이 직접 만드시느라 어려움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공 - 처음에는 고객들이 제품이 너무 좋다고 하니까 어려움도 모르고 일 한 것 같아요. 젊었을 때부터 사업을 해오다 마침 쉬고 있을 때 ‘사람들이 원하니까 만들어볼까?’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비누가를 시작하게 된 건데요. 처음부터 반응이 너무 좋았죠. 한 달에 한 번 정도 시간을 내서 만들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일주일에 한 번, 나중에는 매일 만들어야 하더라고요.(웃음)
자신의 ‘브랜드’ 혹은 ‘아이템’을 물려받아 아예 뷰티업계에 뛰어든 따님을 지켜보시는 소감은 어떠신지요?
공 - 딸에게 음악을 시켰던 건 제가 사업에 오래 매달리다 보니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는데, 악기라도 한 가지 할 줄 알았더라면 위로가 많이 됐을 텐데, 싶어서였어요. 때문에 지금 음악을 그만뒀다고 해서 아깝거나 그런 마음은 없어요. 비누와 샴푸를 만들면서 보니 두피와 피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내가 잘할 수 있고 누군가가 우리 제품을 필요로 한다면 보람이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응원해 줬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또 몇 배는 더 잘하더라고요.
촬영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피부나 모발이 정말 건강하신 것 같아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 - 샴푸와 클렌징 오일 덕분인 것 같아요. 그 두 가지는 누구든 꼭 써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30대부터 지금까지 펌과 염색을 꾸준히 하다 보니 모발이 많이 얇아지고 볼륨이 없었는데 비누가 샴푸를 쓰면서 정말 좋아졌어요. 두피가 건강해지고 모발이 굵어지는 것은 물론 펌을 한 후 컬도 오래 가더라고요. 헤어 살롱에서 샴푸하고 올 때랑 집에서 샴푸했을 때 볼륨이 유지되는 정도가 다를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요. 시중의 천연 샴푸는 뻣뻣하고 엉키는 단점이 있는데 저희 샴푸는 보습 성분을 충분히 넣어서 마무리감이 부드럽죠.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헤어 제품 사용의 단계를 줄이고 물 낭비도 덜하니 훨씬 경제적이에요. 피부는 손자 보느라 세수도 못하고 잘 때도 많아요.(웃음) 요즘 미세먼지가 많으니까 클렌징 오일로 씻을 때 깨끗하게 씻고 에센스만 챙겨 바르죠. 클렌징 오일에도 호호바오일을 비롯해 좋은 성분이 듬뿍 들어있거든요. 씻어내는 거라고 허투루 만들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아이 크림도 바르고 에스테틱도 주기적으로 다녔는데 아무것도 못하는 요즘이 피부는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어머님의 평소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공 - 20년 넘게 사업을 하면서 하루에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제가 죽을 것 같아서 사업을 정리했는데, 지금 내 딸이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50세만 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놀겠다고 다짐했던 사람인데, 힘들게 일하는 딸을 대신해 낮에는 손자를 돌봐주고 있어요. TWW에서 프로모션 행사를 해서 배송이 늘어나면 사무실에 나가서 택배 싸는 걸 도와주기도 하죠. 제가 가면 아직 3명 몫은 하는 것 같거든요(웃음). 10년 이상 배송을 담당했으니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알고, 실수하는 일이 없죠. 그 외의 나머지 시간은 저를 위해 써요. 음주가무 아무것도 못하는데 골프는 좋아해서 한달에 서너 번은 필드에 나가요. 소풍 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어깨, 허리가 아파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필라테스도 갑니다. 건강해야 손자도 안아주고, 일도 할 수 있으니까 내 몸을 돌보는 것 역시 중요한 일과 중 하나죠.
지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공 - 가족들 건강하고 무탈하게 사는 것? 이 나이 되면 그 이상이 있겠어요? 그리고 하나 뿐인 딸이 어려움 없이 사는 것이요.
딸과 어디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세요?
공 - 도연이가 학교 다닐 때는 누가 버스 정류장에 제가 서 있는 걸 보면 ‘너희 엄마냐’고 할 정도로 닮았다고 했어요. 지금은 제가 살도 찌고 나이가 들었지만(웃음) 젊었을 때 모습은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면 놓지 못하는 것? 그리고 돈을 잘 쓰는 것(웃음). 책을 좋아하는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대충 살지 못하는 것도 닮았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TWW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공 - 사업이라는 건 대충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어요. 몸과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할 때도 있죠. 딸이 무언가 일을 벌이려고 할 때는 천천히, 느리게 하라고 조언해요. 쉴 때도 필요하다고요. 그리고 좋은 제품으로 고객을 기쁘게 하고 행복을 주는 회사가 되게 하라고요. 돈은 들어오면 좋지만 써버리면 그만이에요. 하지만 좋은 제품으로 고객이 만족하고 행복해 하면 그 이상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돈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거고요. TWW가 무탈하게, 오래 가는 회사가 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